삼성이앤에이, 체질 개선의 고통인가, 쇠퇴의 전조인가?
영업이익 18% 감소, 수주 목표 절반. 하지만 New Energy 66% 성장, 차입금 제로, 2.87조 유동성. 전환기의 이중주를 읽다.
삼성이앤에이는 지금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주력인 화공 부문의 수주가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이 뒷걸음질 쳤지만, New Energy 부문이 66% 성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입증했습니다. 게다가 차입금을 완전히 상환하고 2.87조의 현금을 쥐고 있어, 이 전환을 버틸 힘은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감사인 직권지정, 201건의 소송, 자본잠식 법인 등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리스크도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 2025년 매출 9.03조, 영업이익 7,921억으로 각각 9.4%, 18.5% 감소. 수주 목표 달성률은 55.7%에 그쳤으나, New Energy 부문 매출 +66.4%, 영업이익 +180.9%로 체질 개선의 신호를 보냄.
- 차입금 제로, 부채비율 125.8%로 재무구조는 역대 최고 수준. 현금성자산 2.87조 보유.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84.4% 급감한 점은 주의 필요.
- 감사인 직권지정, 201건 소송(청구액 2,106억), TTSJV 보증한도 2.32조 등 숨은 리스크가 존재. 투자자는 강점과 리스크를 균형 있게 봐야 함.
Section 01 EPC의 거인, 삼성이앤에이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이 회사는 단순한 시공사가 아니에요. 타당성 검토부터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그리고 운영·유지보수(O&M)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글로벌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전문 기업입니다. 2024년 3월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이앤에이로 사명을 바꾸면서, Engineering & Architecture로의 진화를 공식화했죠.
사업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뉩니다. 화공(57.1%)이 여전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첨단산업(28.0%)이 반도체·바이오 플랜트를 담당하며, New Energy(14.9%)가 LNG·청정에너지·바이오리파이너리 등 미래 에너지를 맡고 있어요. 매출의 69.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Saudi Aramco(31.4%)와 삼성전자(22.0%)라는 두 거대 발주처에 대한 의존도가 53.5%에 달합니다.
수주 잔고만 15.9조원이니까, 향후 2~3년간의 일감은 확보된 셈이에요. 다만 이 잔고의 상당 부분이 화공(특히 사우디)에 집중되어 있어, 최근 화공 수주 부진이 장기적으로 잔고 소진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Section 02 1970년 창업부터 글로벌 EPC 리더까지
삼성이앤에이의 역사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이후 꾸준히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어요. 2024년 사명 변경은 단순한 브랜드 변화가 아니라, 기존 엔지니어링 중심에서 건축·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종합 E&C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것이죠.
최근 몇 년간의 굵직한 수주 이력을 보면 그 위상이 실감납니다. 2024년 4월에는 사우디 Fadhili 가스 프로젝트(8.7조원)를 수주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말레이시아 SAF(1.4조), UAE 메탄올(2.4조), 미국 수소 에너지 센터(0.7조) 등 New Energy 분야에서도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습니다.
| 프로젝트 | 금액 | 부문 | 수주 시기 |
|---|---|---|---|
| 사우디 Fadhili 가스 | 8.7조원 | 화공 | 2024.04 |
| 평택 P4 | 6.6조원 | 첨단 | — |
| UAE Taziz 메탄올 | 2.4조원 | New Energy | 2025.02 |
| 말레이시아 Phoenix SAF | 1.4조원 | New Energy | 2025.01 |
| USA Wabash 수소 | 0.7조원 | New Energy | 2025.10 |
Section 03 매출 9조, 57%는 화공, 70%는 해외
매출 구조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2025년 연결 매출 9.03조원 중 화공이 5.15조원(57.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다음이 첨단산업 2.53조(28.0%), New Energy 1.35조(14.9%) 순이에요. 지역별로는 중동 및 기타 지역이 5.09조(56.4%)로 절반을 넘고, 국내가 2.75조(30.5%)입니다.
고객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Saudi Arabian Oil Company(31.4%)와 삼성전자(22.0%) 두 곳이 전체 매출의 53.5%를 차지합니다. 이는 안정적인 물량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특정 고객의 발주 중단이나 계약 조건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리스크로도 읽힙니다.
| 지역 | 매출액 | 비중 |
|---|---|---|
| 국내 | 2,753,306백만원 | 30.5% |
| 중동 및 기타 | 5,094,961백만원 | 56.4% |
| 아시아 | 758,507백만원 | 8.4% |
| 아메리카 | 421,995백만원 | 4.7% |
Section 04 영업이익 18% 감소, 하지만 재무구조는 역대 최고
실적 자체는 아쉽습니다. 2025년 매출 9.03조원은 전년 대비 9.4% 줄었고, 영업이익은 7,921억원으로 18.5% 감소했어요. 영업이익률도 9.7%에서 8.8%로 0.9%p 하락했습니다. 수주 목표 달성률이 55.7%에 그친 영향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나타난 거죠.
그런데 재무구조를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부채비율이 157%에서 125.8%로 31%p 개선됐고, 차입금은 0원입니다. 현금성자산만 2.87조원을 보유하고 있어요.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재무 안전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64조원에서 0.25조원으로 84.4% 급감한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회사 측은 운전자본 변동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긴 합니다. 그래도 현금창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여지는 있어요.
| 구분 | 2023 | 2024 | 2025 | YoY |
|---|---|---|---|---|
| 매출액(조원) | 10.62 | 9.97 | 9.03 | -9.4% |
| 영업이익(억원) | 9,931 | 9,716 | 7,921 | -18.5% |
| 영업이익률(%) | 9.3 | 9.7 | 8.8 | -0.9%p |
| 부채비율(%) | 136.5 | 157.0 | 125.8 | -31.2%p |
| 유동비율(%) | 141.5 | 135.3 | 145.7 | +10.4%p |
한편, 2025년 배당성향은 25.1%(주당 790원)로 전년 17.1%에서 상승했습니다. 회사는 '24~'26년 지배지분 순이익의 15~20% 수준을 주주환원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실제 배당성향이 상단을 넘은 점은 긍정적입니다.
Section 05 감사인 직권지정, 이사회에 전 산업부 장관 영입
2025년 삼성이앤에이의 지배구조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감사인이 삼일회계법인에서 한영회계법인으로 변경된 건데, 이게 자발적 변경이 아니라 금융감독원의 직권지정이라는 점이에요. 외부감사법에 따른 주기적 지정으로, 회계 리스크에 대한 경고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겁니다. 에너지·산업정책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한 것은 New Energy·청정에너지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혀요. 동시에 윤형식 부사장이 CFO로서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재무 투명성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 일자 | 내용 | 의미 |
|---|---|---|
| 2025.03.20 | 문승욱 사외이사 신규 선임 | 前 산업부 장관, New Energy 전략 강화 |
| 2025.03.20 | 윤형식 사내이사 신규 선임 | CFO 이사회 진입, 재무 투명성↑ |
| 2025.03.20 | 김대원 사내이사 사임 | 역할 유지(미등기), 조직 슬림화 |
| 2025.04.24 |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설립 의결 | New Energy·첨단 분야 투자 시그널 |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삼성SDI(11.69%)보다 국민연금(7.64%)과 INVESCO(7.07%)의 합계(14.71%)가 더 큽니다. 외부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최대주주를 상회하는 구조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삼성물산(6.97%)까지 포함한 삼성 계열 지분은 18.66%입니다. 한편, 주가는 2025년 7월 저점 22,900원에서 10월 고점 30,500원까지 31% 상승했다가, 12월에는 24,100원으로 21%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연간 기준 18.5% 감소했지만, New Energy 부문의 호조가 시장에 과장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Section 06 2026년 수주 목표 12조, New Energy가 열쇠
2025년 수주 실적은 6.4조원으로 목표(11.5조)의 55.7%에 그쳤습니다. 특히 화공 부문이 0.3조원에 불과했던 게 결정적이었어요. 반면 New Energy는 3.4조원(53.1%)을 수주하며 처음으로 전체 수주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회사는 2026년 수주 목표를 12.0조원으로 잡았습니다. 전략 방향을 보면 화공은 중동·동남아·중남미에서 입찰을 지속하고, 첨단산업은 대외 신규 고객을 확대하며, New Energy는 LNG·청정에너지·ECO(Water)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계획이에요.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시장 관찰)을 고려하면, New Energy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Section 07 강점 3, 리스크 3 — 투자자가 봐야 할 균형
1. 삼성그룹 내 안정적 물량 —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관계사 매출 2.0조(22.0%), 대규모집단 전체 28.3%. 그룹의 캡티브 마켓이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2. 차입금 제로 + 풍부한 유동성 2.87조 — 부채비율 125.8%로 전년 대비 31%p 개선. 차입금이 전혀 없고 현금이 2.87조원이면, 어떤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체력입니다.
3. 신성장 동력 New Energy 확보 — 2025년 매출 +66.4%, 영업이익 +180.9%. 수주에서도 53.1%를 차지하며 확실한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주 부진 + 자본잠식 법인 — 화공 수주 0.3조에 그치며 목표 달성률 55.7%. 2026년 목표 12조 달성 불확실. 또한 태국법인(△5,893억), PSS Netherlands(△7,734억), TTSJV(△4,947억) 등 3개 종속·관계기업의 자본잠식 규모가 합계 약 1.9조에 달합니다. 미인식 지분법손실만 3,749억원입니다.
특수관계자 집중 + 보증 리스크 — Saudi Aramco(31.4%)와 삼성전자(22.0%) 두 고객에 53.5% 의존. 특수관계자 채권 1.49조, 금융보증부채 2,693억. 특히 TTSJV에 대한 보증한도 2.32조는 연결 자기자본(2.18조)을 초과하는 규모입니다. 보증잔액은 0이나, 한도 유지 자체가 부담입니다.
총 보증한도 24.4조 (자기자본의 11.2배) — 연결회사의 지급보증 한도 합계가 24.4조원에 달하며, 실제 사용잔액만 2.19조원으로 자기자본(2.18조)과 맞먹습니다. 소송·중재 201건(청구액 2,106억)에 대한 충당금은 0.5억원에 불과해 예상치 못한 손실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Section 08 종합평가: 전환기의 이중주
삼성이앤에이는 지금 '과거의 캐시카우(화공)'에서 '미래 성장축(New Energy)'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환기에 있습니다. 2025년 수주 목표 달성률 55.7%, 영업이익 18.5% 감소는 분명 아쉬운 성적표입니다. 그러나 차입금 제로, 부채비율 125.8%, 2.87조의 현금은 이 전환을 버틸 충분한 힘을 보여줍니다. New Energy 부문의 66% 매출 성장과 181% 영업이익 증가는 체질 개선이 실제로 진행 중임을 입증합니다. 다만 감사인 직권지정, 201건의 소송(청구액 2,106억 대비 충당금 0.5억), 자본잠식 법인 3곳, TTSJV 보증한도 2.32조 등 숨은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강점과 리스크를 균형 있게 바라볼 때, 이 회사는 '버티면서 바꾸는' 전략을 실행 중인 과도기적 매력과 불확실성을 동시에 가진 종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