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적자, 1,813억 현금, 그리고 백종원의 승부수
매출 22% 감소, 영업적자 237억. 하지만 현금 1,813억, 차입금 4억. 점주를 살리기 위해 전쟁 비용을 자처한 더본코리아의 2025년. 상생의 대가와 2026년을 향한 준비를 들여다본다.
더본코리아가 2025년, 외형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매출은 2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지만, 현금은 1,813억 원, 차입금은 고작 4억 원에 불과합니다. 경영진은 이 상황을 '전략적 비용 집행'이라고 표현합니다. 점주를 위한 대규모 상생 지원이 단기 실적을 깎아먹었지만, 장기적인 가맹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뜻이죠. 이 글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어떤 회사이고, 왜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5분 안에 정리해 드립니다.
- 전략적 적자 — 가맹점 상생 지원 332억 원(전년 53억)과 로열티 인하로 프랜차이즈 부문 영업손실 -203억 발생. 점주를 살리기 위한 선제적 비용.
- 압도적 재무 안전성 — 현금+단기금융 1,813억, 차입금 4억, 부채비율 23.3%. 적자 폭 237억 대비 유동성 7.6배. 구조 조정과 M&A 여력 충분.
- 2026년이 시험대 — B2B 급식, 글로벌 소스, 외부 전문가 영입 등 신사업 가시화. 전쟁 비용을 치른 후, 성장 동력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Section 01 도대체 뭐로 돈을 버는 회사인가?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가 2004년부터 키워온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입니다. 25개의 자체 브랜드(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2,681개의 직영 및 가맹점을 운영 중입니다. 수익 구조는 전형적인 가맹본부 모델이에요. 가맹비, 물품 판매(식자재), 로열티가 주 수익원입니다.
여기에 더해 유통 사업(자체 브랜드 HMR, 소스), 호텔 사업(제주 호텔더본제주, 139실, 투숙율 95%), 그리고 지역 개발 컨설팅(더본외식산업개발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해외로는 14개국에 161개 매장을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시켰습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은 아직 3.4%에 불과해요.
Section 02 매출은 22% 줄었는데 왜 적자 폭이 597억이나 될까?
가장 궁금한 지점이죠. 경영진은 명확히 답합니다. 바로 '대규모 상생지원 프로모션' 때문이라고요. 가맹점의 판매 가격 할인분을 본사가 보전해 준 금액이 전기 53억 원에서 332억 원으로 6.3배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로열티까지 인하했어요.
이 지원금은 매출에서 직접 차감되기 때문에 매출액 자체가 22% 줄어든 효과를 냈고, 원가율도 치솟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부문에서만 -203억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어요. 유통 부문도 -37억으로 적자였고, 호텔 부문만 겨우 +3억 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는 이 적자가 '일회성'이라는 점이에요. 점주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출한 비용이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상생 지원은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시장 관찰) 단기적으로는 본사가 아프지만, 점주 이탈을 막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장기 투자로 볼 수 있어요.
Section 03 현금 1,813억, 부채 4억 — 이게 진짜 안전판일까?
더본코리아의 재무상태표는 정말 독특합니다. 현금성 자산이 1,813억 원인데, 차입금은 단기 4억 원이 전부예요. 부채비율은 23.3%, 유동비율은 385%입니다.
적자 폭 237억 원을 감안해도 유동성이 7.6배나 되기 때문에, 추가 적자가 나도 최소 2~3년은 버틸 수 있는 체력입니다. 이 현금은 단순히 비축용이 아니라, 경영진이 밝힌 대로 M&A 및 지분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이 현금의 상당部分은 상장(2024.11) 과정에서 조달된 자금입니다. 앞으로 이 돈이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거예요. 무턱대고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죠.
Section 04 적자에도 배당은 늘렸다? — 주주 친화 정책의 이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174억을 기록했는데도, 더본코리아는 배당을 늘렸습니다. 주당 300원에서 500원으로 66.7% 증가시켰고, 총 배당금은 39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늘었어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118억 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순손실 회사가 배당을 늘리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행보예요. (시장 관찰)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장기적으로 체력을 고갈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적자 지속 시 배당 지속 가능성 — 연결 당기순손실 -174억, 별도 당기순손실 -192억. 배당 가능 이익 118억으로 1~2년은 버틸 수 있지만, 본업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배당 축소나 중단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차등 배당(최대주주 400원, 일반 500원) 구조는 일반 주주에게 유리하지만, 지배주주 일가에도 혜택이 돌아가므로 '주주 친화'와 '오너 리스크'라는 상반된 해석이 가능해요.
Section 05 숨겨진 지뢰 — 연돈볼카츠 소송과 종속회사 부실
눈에 띄는 리스크가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연돈볼카츠 가맹점 분쟁이에요. 2024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피신고된 상태로, 8명의 점주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기도청 분쟁조정이 불성립되어 현재 공정위 심사가 진행 중이에요.
또 하나는 종속회사들입니다. 중국 법인 청도더본음식문화는 당기순손실 5.9억, 자본이 1.9억에 불과해요. ㈜티엠씨엔터(MCN)도 3.1억 손실, ㈜쿡솔루션도 1.7억 손실입니다. 특히 티엠씨엔터에는 2025년에 20억 원을 새로 대여해 줬는데, 아직 충당금이 설정되지 않았어요.
종속회사 대여금 부실 리스크 — 청도더본 대여금 20.9억 중 5.2억 충당. 티엠씨엔터 대여 20억은 충당금 없음. 두 곳 합산 40.9억 원의 회수 불확실성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청도더본은 자본 잠식 직전까지 갔고, 티엠씨엔터도 지속 적자입니다.
Section 06 2026년,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더본코리아는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미 2025년에 유통·가맹·카페 분야 외부 전문가 3명(강병규, 장미선, 지상원)을 영입했고, B2B 급식(국방부 MOU), 글로벌 B2B 소스(TBK), 온라인 자사몰 차별화 등 신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의 적자는 이 신사업을 위한 '준비 비용' 성격이 강해요. 상생 지원으로 가맹 생태계를 안정시키고, 그 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얹겠다는 전략입니다. 보유 현금 1,813억 원은 M&A와 투자에 쓸 탄약이죠.
Best Case (낙관): 상생 지원 효과로 점주 만족도·매출이 회복되고, B2B 급식·글로벌 소스가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는다. 2026년 하반기 흑자 전환. 현금 활용 M&A로 사업 다각화 성공.
Worst Case (비관): 외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연돈볼카츠 소송에서 대규모 배상 판결. 가맹점 분쟁이 다른 브랜드로 확산. 신사업이 예상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적자가 2~3년 지속. 배당 축소 불가피.
Section 07 투자자 시각 — 강점 3, 리스크 3
강점 ① 압도적 재무 안전성 — 현금 1,813억, 차입금 4억, 부채비율 23.3%. 적자 기간을 버틸 수 있는 펀더멘털은 업계 최상위.
강점 ② 가맹 기반 + 브랜드 다양성 — 25개 브랜드, 2,681개 점포.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낮고, 외식업 8개 세부 업종 중 7개를 커버.
강점 ③ 경영진 전문성 — CFO 강석천(삼일회계법인 출신), 감사위원장 윤동춘(공인회계사). 사외이사에 변호사 2명 포함. 지배구조가 비교적 투명.
리스크 ① 가맹점 의존도 80%+ — 국내 가맹점 매출 비중 80.7%. 연돈볼카츠 소송이 다른 브랜드로 번지면 타격 큼.
리스크 ② 적자 지속 가능성 — 상생 지원이 고착화되면 추가 적자 불가피. 배당 여력(118억)도 한정적.
리스크 ③ 종속회사 부실 — 중국·MCN 등 일부 자회사가 지속 적자. 대여금 40.9억의 회수 리스크 존재.
더본코리아는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점주를 지키기 위해 단기 적자를 감수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신사업(B2B 급식, 글로벌 소스, M&A)에 도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요. 현재 영업손실 237억, 프랜차이즈 부문 -203억의 적자는 우려할 만한 수치지만, 현금 1,813억과 차입금 4억의 재무구조는 이 전쟁을 감내할 능력이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2026년, 상생의 비용을 치른 뒤 진짜 승부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