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레버리지 효과가 폭발한 3분기
그러나 재고 553억 원과 M&A 베팅이 미래를 가른다
보고서의 숲_보숲
Data Driven Analysis
안녕하세요, 투자자 여러분. 오늘은 테스(TES)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반도체 장비주는 고객사의 설비투자(CAPEX)에 목숨을 건 대표적인 '사이클 주식'입니다. 테스가 올해 3분기에 보여준 숫자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죠. 매출 52.5% 증가에 영업이익이 174.7%나 뛰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이익 숫자 뒤에는 재고가 553억 원으로 불어나고, 15억 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등 미세한 균열도 보입니다. 거기에 285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후공정 사업에 베팅하는 모험도 시작했고요. 지금부터 이 숫자들의 행간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바쁜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 매출 52.5%, 영업이익 174.7% 폭증: 고객사 설비투자 회복과 고정비 통제로 본업의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됐습니다.
- 재고자산 34% 증가(553억 원)와 평가손실 15억 원: 팔리지 않는 재고가 쌓이면서 수요 둔화 시 수익성 악화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 한편, 285억 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으로 후공정 M&A에 베팅 중입니다. 본업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 도전이지만, 재고 관리가 관건입니다.
1. 도대체 뭐로 돈을 버는 회사인가?
테스는 반도체 전공정의 핵심 장비, 특히 PECVD(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장비)와 Gas Phase Etcher(가스에처)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쉽게 말해, 반도체 웨이퍼 위에 얇은 보호막을 입히거나 특정 부분을 깎아내는 초정밀 가마솥을 만드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비즈니스의 핵심은 100% 주문 생산이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고객사가 새 공정을 개발하면, 그 공정에 딱 맞는 장비를 처음부터 설계해서 만듭니다. 한번 라인에 채택되면 유지보수와 부품 교체로 꾸준한 수익이 나오는, 진입 장벽은 높지만 고착화 효과도 강력한 모델이죠.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테스는 일반적인 공장처럼 ‘가동률’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각 장비 사양이 달라 표준화된 생산라인이 아니라 클린룸 면적과 작업 인원에 따라 생산 능력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매번 다른 요리를 하는 맞춤형 레스토랑 주방처럼, ‘오늘 몇 시간 가동했나’보다 ‘몇 명의 쉐프가 동시에 몇 개의 요리를 만들 수 있나’가 더 중요한 셈입니다.
2. 숫자로 보는 현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적자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테스는 당연히 적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출 52.5% 증가에 영업이익이 174.7%나 뛴, 화려한 흑자 성적표를 냈죠. 일단 성적표부터 까보겠습니다.
연도별 누적 실적 비교 (3분기 기준)
위 차트만 봐도 알 수 있듯, 매출 성장보다 이익 성장이 3배 이상 가파릅니다. 그 비결은 ‘판관비 통제’에 있습니다. 매출이 800억 원 넘게 늘어났는데, 비교적 고정비인 판매관리비는 고작 30억 원만 증가했습니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바로 그 ‘영업 레버리지’의 신들린 구간에 진입한 거죠.
| 구분 | 2024년 3분기 누적 | 2025년 3분기 누적 | 증감률 (YoY) |
|---|---|---|---|
| 매출액 | 1,534억 원 | 2,341억 원 | +52.5% |
| 영업이익 | 164억 원 | 450억 원 | +174.7% |
| 영업이익률 | 10.7% | 19.2% | +8.5%p |
3. 비즈니스 심층 분석: 강점의 이면에 숨은 위험 요소들
좋은 숫자만 보다간 큰 코 다칩니다. 테스 비즈니스의 본질을 찔러야 하는 지점이 몇 군데 있습니다.
🏭 생산의 독특함과 원재료 가격 압박 (Deep Dive)
앞서 말씀드렸듯, 테스는 일반적인 ‘가동률’ 지표가 무의미한 생산 구조를 가집니다. 대신 ‘생산 대수’를 봐야 하는데, 2025년 3분기 생산실적은 59대로, 전년 동기(62대)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생산 대수가 줄었다? 이는 고객사의 고사양, 고단가 장비 주문이 늘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건 핵심 부품인 ‘플랫폼’의 가격이 3년 새 323만 원에서 380만 원으로 17.6%나 뛰었다는 점입니다. 원재료 단가 상승은 미래 수익성에 먹구름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 (2025년 3분기 누적)
사업 부문을 보면, 장비 판매가 85%, 유지보수 및 부품이 15%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고객 편중입니다. 공시 상 ‘A기업’과 ‘B기업’ 두 곳이 전체 매출의 93%를 먹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삼성과 SK의 설비투자 계획이 테스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뜻이죠. 이런 구조적 한계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 중국 시장 공략(수출 비중 25%)과 후공정 M&A가 진행 중입니다.
👨👩👧👦 지배구조의 미세한 균열 (Deep Dive)
대주주 일가의 지분은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최대주주 주숭일 회장 일가와 주요 임원들의 합계 지분은 약 29.26%입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건, 임원 ‘하현진’이 11,000주를 증여해 지분율이 0.13%에서 0.07%로 줄었다는 점입니다. 소액이지만, 경영진 개인의 자산 재편성 움직임은 지배구조 모니터링 시 참고할 만한 사안입니다.
4. 재무제표 행간 읽기: 이 이익은 진짜인가?
손익계산서상의 이익은 ‘장부상의 숫자’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돈이 통장에 찍히는가’와 ‘숨은 폭탄은 없는가’입니다.
투자 포인트 (So What?)
테스의 가장 강력한 점은 탁월한 현금 창출력입니다. 영업이익 450억 원보다 많은 655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고, 매출채권도 크게 줄어 현금 회수가 원활합니다. 여기에 1,296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순현금 875억 원’의 튼튼한 재무 체질은 미래 투자를 위한 강력한 탄탄대로 마련한 셈입니다.
⚠️ 숫자 뒤에 숨은 폭탄 (Risk Factors)
Risk Matrix (발생 가능성 vs 영향도)
- ! 팔리지 않는 재고의 축적: 매출 호조에도 재고자산이 411억 원 → 553억 원(+34%)으로 급증했고, 당분기 중 이미 15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을 인정했습니다. 고객사 납품 일정 지연이나 사양 변경으로 악성 재고화될 조짐이 있습니다.
- ! 킬 시나리오 (다운사이클 동시조우): 2026년, 700억 원 투자한 용인 R&D센터 완공으로 대규모 감가상각비(고정비)가 발생하는 시점에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겹치고, M&A한 후공정 법인 실적마저 부진하면 본업 적자 + 재고 평가손실 + 지분법 평가손실의 삼중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 차입금 담보 제공 및 내부거래: 한국산업은행 대출을 위해 본사 토지 및 건물(장부금액 668억 원)을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또한, 종속기업(우시테스)에 10.7억 원의 유지보수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 내부거래 규모가 있습니다.
- ! 고객사 의존도 93% & 환율 리스크: 매출의 절대적 다수를 두 고객사에 의존합니다. 또한, 원화 약세(환율 상승) 시에는 세전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지만(미화 기준 10% 상승 시 약 24.6억 원 이익 증가), 반대의 경우 리스크가 됩니다.
마치며: 교환사채 베팅, 승산이 있을까?
테스 경영진은 현재 ‘잘 나갈 때’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0% 금리의 교환사채 285억 원을 발행해 자사주와 교환하게 하고, 그 돈으로 후공정 프로브카드 업체 ‘코리아인스트루먼트’ 간접 인수를 추진 중이죠. 이는 고객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유지보수 수익을 노리는 신중한 수입니다.
🤔 시나리오 분석
Best Case (낙관): 반도체 HBM/선단공정 투자 확대가 지속되며 테스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재고는 고객사 납품 완료로 빠르게 정리되고, 후공정 M&A가 시너지를 발휘해 변동성을 줄이며 ‘장비+소모품’의 듀얼 모델로 도약합니다.
Worst Case (비관): 2026년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본격화됩니다. 신축 R&D 센터의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주문이 급감하고, 쌓인 재고에 대한 평가손실이 속출합니다. M&A한 법인 실적도 부진해 투자자산 손상차손까지 발생하며 현금흐름이 악화합니다.
" 영업이익 174% 성장의 기쁨에, 재고 34% 증가의 경고등을 덮어두지 않으셨나요? "
결론적으로, 테스는 본업의 경쟁력과 현금 창출력에서 상(上) 등급을 받을 만합니다. 재무/자본배분 역시 주주 희석을 피한 교환사채 발행으로 상(上)입니다. 하지만 단기 리스크, 특히 재고와 고객 의존도는 중(中)에서 상(上)에 가깝게 관리해야 합니다. 투자 판단은 간단합니다. 글로벌 반도체 CAPEX 사이클에 대한 귀하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테스는 그 사이클을 타기에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클의 정점과 하강을 예의주시하면서, 재고 회전율과 차기 분기 실적에 대한 경영진의 설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현금 1,000억 원 넘게 있는데, 왜 굳이 교환사채(EB)를 발행했나요?
전공정 장비 회사가 후공정 회사를 사는 이유가 뭔가요?
가동률이 공시에 없다는데, 어떻게 생산 효율성을 평가하나요?